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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Did It] #110 지예영 베이커 휴즈 코리아 대표She Did It] #110 지예영 베이커 휴즈 코리아 대표

조회수91 작성일2024.12.12

<SHE DID IT>

협업과 소통 능력,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베이커 휴즈 코리아 지예영 대표

 

 

 

세계적인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한국 지사 대표.  플랜트에서 사용되는 기자재 판매로 관련된 국내 종합건설사, 조선소, 정유·화학업체 등이 주요 고객사, 

이들 기업과 함께 한국 시장에서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한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지예영 대표는 미국 내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과학기술고등학교 출신으로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인 2004년 보잉사에 입사해 5년간 엔지니어 그리고 전략 기획실에서 일했고, 재직 중 시카고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09년부터는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이듬해인 2010년말 GE 에너지에 입사해 오일앤가스 사업부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2021년 한국 지사 대표 자리에 올랐다. 

 

2019년 GE에서 분사한 베이커 휴즈는 석유 가스 및 산업 분야에서 매우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는 한편, 수소·이산화탄소 포집·지열용 솔루션을 포함한 에너지 기술 기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Q. 대표님의 고등학교 생활은 어땠나요?

 


 

제가 다녔던 학교는 한국의 과학고 같은, 과학중점고등학교였어요. 어릴 때부터 과학 과목을 좋아했고, 의대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량이 많긴 했지만 크게 힘들진 않았어요. 12학년 때는 인근 대학에서 하는 연구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어 일반 고등학교보다는 훨씬 깊이 있는 공부와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생활했던 것도 좋았고, 치어리더로 활동했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Q. MIT에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셨는데요, 의대 진학 대신 엔지니어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국 대학은 보통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선택해요. 입학 때는 ‘어떤 계열을 공부하고 싶은지’ 정도만 정하고, 최종 결정은 2학년 올라갈 무렵에 하는 거죠. 생물학을 공부하고 의대에 진학할 생각이었는데, 공학을 중시하는 MIT의 학풍에도 영향을 받았고, 대학 입학 후 물리학에 매료된 것도 이유였어요. 가끔 ‘의대에 갔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이 길을 선택한 데 대한 후회는 전혀 없어요.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규모가 큰 플랜트 그리고 프로젝트 관련  일이 제 성격에는 더 잘 맞는 것 같아서요.   

 

 

Q. 첫 직장이었던 보잉사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MBA 과정을 마치고 컨설턴트로 직업을 바꾼 계기도 궁금합니다. 

 

비행기에 들어가는 부품 설계 엔지니어로 일했어요. 일도 재미있었고, 동료들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저는 아무래도 공부보다 직장 생활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웃음). 어느 날 회사에서 우연히 통역 업무를 맡았어요. 당시 한국 공군과 진행 중이던 전투기 납품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에서 영관급 장교들이 업무 협의차 방문을 한 거예요. 저처럼 직급이 낮은 사원이 들어갈 만한 회의가 아니었는데 통역을 맡은 덕분에 참여할 수 있었죠.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규모의 비즈니스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의견을 조율하는, 일련의 일들에 흥미를 느꼈어요. 그래서 시카고대학에서 경영학석사 (MBA)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제가 살던 도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라, 매주 토요일 비행기를 타고 다녔어요(웃음). 석사과정 후 곧바로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실로 이직해 컨설팅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1년 반 정도 근무하고 지금의 회사로 옮겼어요.

 

"보잉사에서 통역사 역할로 큰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회의를 지켜보면서 큰 규모의 비즈니스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일련의 일들에 흥미를 

느꼈어요. 그때 회의를 기점으로 경영 분야에 매력을 느껴 

경영학석사 과정 후 컨설팅 회사 베이앤컴퍼니로 이직했죠"

 

 

Q. 다시 기술 관련 기업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컨설턴트 업무를 하면서 타이어 회사를 시작으로 화장품, 철강, 화학, 유통 등 여러 고객사와 일했어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다는 점에서는 좋았지만, 전문성 부분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배우면서, 공학도 출신인 저의 배경을 활용한 일을 해보고 싶어 GE 에너지에 지원했어요.    

 

 

Q. 여성 임원으로서, 흔히 ‘유리 천장’이라고 불리는 어려움이나 갈등은 없었나요?

 


 

저희 회사는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측면에서 훌륭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전 세계에 포진해 있는 여성 직원의 비중은 거의 20% 입니다. 저보다 앞선 선배들의 노력 덕분에 여성들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Q. 과학과 공학에 관심 있는, 특히 세계 무대를 꿈꾸고 있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요?

 

협업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팀, 동료, 고객의 도움 덕분이에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어요. 더 크게, 더 멀리 나아가고 싶다면 더욱더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사람이 필요해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거죠. 저는 동료들을 통해 가장 많이 배웠어요. 협업과 소통은 분야를 막론하고, 성장을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능력입니다.  

 

"혼자서 나아갈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팀, 동료, 고객들의 

도움 덕분이에요. 더 크게, 더 멀리 나아가고 싶다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상쇄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얻는거죠. 

협업과 소통은 분야를 막론하고 성장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능력이에요"

 

 

그는 대학생이던 2002년, SBS 다큐멘터리 ‘세계의 명문대학-죽도록 공부하기’ 편에 등장한 적이 있다. 당시 8시간을 꼬박 도서관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과 함께 ‘MIT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는데, 학업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이 남달랐던 그 여학생은 지금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의 한국 대표이 되었다. 

 

이처럼 성공한 여성 기업인이자 공학도로서, 그는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 그중 하나가 멘토링이다. 2015년부터 WISET과 함께 하는 멘토링 프로젝트에 참여해 그동안 많은 멘티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힘을 보탤 생각이다. ‘혼자’보다는 ‘함께’의 힘을 믿기에, 지금껏 그래왔듯 주변 사람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며 나아가려고 한다. 탁월한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 배우고 싶은, 진짜 멘토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