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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드론에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까지 산업 전망

#미래신산업#우주공학#드론#UAM#도심항공모빌리티#항공

조회수 7437 좋아요7 작성일2021-12-10

[전문가 칼럼] 드론에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까지 산업 전망


항공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드론이다. 드론 산업은 경제·사회적 영향만 아니라 공공서비스와 국방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은 또한 첨단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미래 다양한 첨단 서비스 산업을 확장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최근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까지 뜨고 있다. 드론 산업의 미래를 전망해보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미래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 개념도. ⓒ NASA


| 퀸비에서 ‘세계 드론 인터넷’까지


드론은 전쟁 역사와 함께 발달했다. 무인 정찰기만 아니라 비행하는 무인 표적기로서 활용되어 아군의 군사 훈련만 아니라 적의 공간에 침투하기 전 기만용으로 활용됐다. 1935년에 영국 해군이 공중 사격용 표적으로 사용하는 무인 항공기 ‘퀸비(Queen Bee)’를 보고 감명을 받은 미국 해군 제독 윌리엄 스탠들리(William Standely)가 무인 항공기의 활용을 지시하면서, 퀸비(여왕벌)와 대비되는 드론(수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무인기와 드론이라는 이름이 혼용되고 있으나, 현재는 동일어로 사용되고 있다. 드론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1kg급 내외의 소형드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드론은 100g 내외의 초소형 곤충 모사형부터 2일 이상 고고도를 비행하면서 정찰감시를 하는 7톤급 글로벌 호크, 혹은 한 달가량 성층권 비행이 가능해 인공위성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제피르(Zephyr) 등과 같은 무인기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인터넷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정보를 유통하듯이, 드론을 통해 재난, 응급 상황, 교통 체증 등을 극복하고 전 세계에 소형 물질을 유통할 수 있다는 ‘세계 드론 인터넷(Global Internet of Drones)’이란 개념까지 나오고 있다.


흥미롭게도 드론을 포함한 항공분야는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넘보기 힘들었는데, 미국과 유럽의 도전을 이겨내고 전 세계 소형드론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기업이 중국에서 탄생했다. 2006년 2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신생 창업기업 DJI는 2011년 매출액 45억 원 규모에서 2015년 매출액 1조 원을 넘어서며 세계적인 기술 공룡기업으로 단숨에 등극했다. DJI는 약 10여 년 만에 우리나라 현대차 수준의 거대 기업(시장가치 기준)으로 성장하며, 중국의 첨단기술 혁신 스토리의 아이콘이자 ‘드론계 애플’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에 드론은 공유 비행 택시와 같은 승객용 도심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비상 인명구조용 또는 군사용 무인공격기(Unmanned Combat Air Vehicle, UCAV) 개념을 넘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UAM은 자동차 통합형 개인용 항공기(PAV)가 좀 더 도심에 다가선 형태다. 또한 평창올림픽에서 보인 바와 같은 군집 드론은 택배용만 아니라 군사적으로 확장될 가능성까지 연구되고 있다. 최근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시험비행에 성공한 공중항공모함 개념의 ‘그램린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즉 모선에서 이탈한 여러 대의 무인 항공기가 자율 임무를 각각 수행한 뒤 비행 중인 모선으로 안전하게 복귀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 UAM을 둘러싼 각국의 산업화 전략 경쟁


소형드론을 중심으로 뜨거워졌던 드론 산업 경쟁이 최근 드론형 유인항공기 개념으로 옮겨가고 있다. 바로 도시 승객을 이송하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이다. 2~7명의 사람이나 이와 비슷한 분량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수준으로 기존의 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연결하는 개념이다. 특히 공유택시 서비스로 유니콘이 된 우버(Uber)가 2016년 차기 성장 방향으로 ‘에어택시(Air Taxi) 서비스’ 사업계획을 선포하면서 UAM의 세계적 붐을 선도했다. 우버는 2020년 시범 운영, 2023년 본격 서비스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파괴적 혁신 유인의 플랫폼 역할을 주도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전담하던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를 2020년 12월 UAM 기체 개발의 선두주자로서 우버가 투자하던 벤처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에 매각했다.


그럼에도 UAM 투자와 연구개발은 식을 줄 모르고 있으며 미국 연방항공국(FAA) 머클(Merkle) 국장은 2020년 1월, 6개의 UAM 기체가 순조로운 인증 심의 과정에 있다고 했으며, 2021년 1월에는 올해에 1개 모델, 뒤이어 2~3개 모델이 기체 인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IT 분야 거대 투자자들의 투자가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과 독일의 릴리움(Lilium) 등에 집중되고 있으며, 그 외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 미국의 키티 호크(Kitty Hawk), 프랑스의 시티버스(CityBUS), 중국의 이항(EHang) 등 수십 개의 비행 플랫폼 기업들이 초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국방성이 드론 시장을 중국에 내준 DJI 사태를 다시 겪지 않겠다며 산업 혁신 후원자로 나서면서 2019년 12월 ‘어질리티 프라임 이니셔티브(Agility Prime Initiative)’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FAA와 함께 국방 획득 체제를 혁신함으로써 상용화 촉진과 지원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로부터 1년 만인 2020년 12월 조비 에비에이션이 군용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eVTOL)로 사전 인증서류심사를 마쳤고, 2021년부터 비행시험에 착수해 1, 2년 안에 군수송 체계에 양산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리프트 및 크루즈(Lift+Cruise) 방식을 적용한 베타 테크놀로지(Beta Technology), 엘로이 에어(Elroy Air) 등 무려 19개 기업이 군 계약을 통해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며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와 산학연이 공동 기획연구를 통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기술로드맵을 지난해와 올해 잇달아 발표하면서 기술적 개발 과제(총 63개 소분류, 187개 세분류)를 제시한 바 있다. 경량화와 안전 운항을 위한 고성능·고신뢰도의 배터리와 모터 개발이 기술적 난제로 거론되고 있으며, 내풍 성능, 계기비행(IFR) 성능, 운용 안전성을 높여 주는 시스템 차원의 기술특성(시스템 자가 고장진단 및 재형상 기능, 유저 인터페이스), 그리고 운용 관리 차원의 통신 및 보안 기술 등이 중요 기술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한화 등의 기업과 1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 드론 산업 분야에서 기회를 찾는 법


자동차 산업과 달리 드론 및 항공우주 산업은 전자 산업으로서의 특성을 가져 초기 시장에 진입하기 쉬운 반면, 산업 성장에 있어서는 국내 시장 규모만으로는 절대적 한계가 있고 글로벌 1, 2위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애로를 겪을 우려가 크다. 성장성, 미래 잠재성, 국가·사회적 중요성으로 보면 금맥이지만, 그 시장이 공공·국방에 상당 부분 의존하기에 민간과 공공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보다 국가 차원의 통합된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사실 중국 DJI의 성공은 서구의 추격 실패, 그리고 미·중 기술전쟁의 하나로 노골적인 미국 정부의 제재까지 이어졌다. 소형드론 사례에서 보듯이 거대한 산업 전략적, 국가 전략적 맥락이 작용하고 있으며, UAM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다만 UAM 서비스가 도시공학 차원에서 충분히 통합적으로 구현되지 못한다면, 현재 우버의 예상보다 최소 7배 수준에 달하는 운영비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초기 어려움을 감안해 미국과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인증지원과 공공수요를 제공하는 적극성을 띠고 있다. UAM 산업 경쟁은 기업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초기투자 부담과 사업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심 내 항공교통뿐만 아니라 도시 간 소규모 지역항공 서비스(Intercity Service)까지 동시에 고려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업인 조비와 릴리움이 유리한 위치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개념도. ⓒ 현대자동차


우리나라의 경우 DJI나 조비보다 더 잘하는 기업을 배출할 만한 기술 역량, 인적, 산업적 여건을 갖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산업전략과 협력에 관한 ‘토대’ 부족으로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해 볼 수 있다. 우리도 하드웨어(비행체) 중심의 개발논의를 넘어서 우리 고유의 산업전략과 협력을 위한 토론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만큼 드론 및 UAM 산업은 새롭게 도전하는 청년들의 안목에 따라서는 큰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고, 기술만 아니라 좀 더 큰 그림에서의 사업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다. 


특히 UAM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배터리, 전기모터, 연료전지, 태양전지 시스템 등에 관련된 기술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전문영역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지상 교통흐름과 연결되는 미래도시교통공학, AI 기반 미래도심항공 관제시스템, 실시간 상황인식 및 자율비행 시스템, 원거리 드론 제어 및 안정적 통신을 위한 전기·전자 통신기술, 오픈소스를 활용한 특화된 드론 솔루션의 빠른 개발 역량 등이 중요하다. 드론 산업에 큰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글_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전 미래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