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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IoT로 자연재해·재난현장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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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7-27
[전문가 칼럼] IoT로 자연재해·재난현장 대응한다
디지털 전환이 주목받으면서 사물, 사람, 공간을 서로 연결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IoT 기술은 안전 분야에서도 활용방안에 대한 많은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재해·재난현장 등 대부분의 위험지역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아 이런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IoT 기술의 활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산불 같은 재난이 발생한 현장에서 IoT 기술은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shutterstock
│사물인터넷, 제조부터 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
사물인터넷 용어가 공식화된 시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소형 컴퓨팅 장치, 배터리, 네트워크 등 사물인터넷의 요소 기술들이 점차 발전하면서 사물인터넷의 활용이 현실화되고, 현재는 가전제품,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형태로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세계 IoT 디바이스의 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기술 및 산업이 미래에도 유망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관인 가트너는 외부 환경과 통신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한 물리적 개체의 네트워크를 사물인터넷이라고 규정했다. 현재의 IoT는 이 범위에서 더욱 확장하여, 단순히 사물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에 제공하는 것에 더해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유기적으로 활용하고 서비스 이용자에게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넓은 생태계를 의미한다.
IoT 기술은 생태계가 확장됨에 따라 응용 범위 또한 넓어져 제조, 스마트시티 분야부터 헬스케어 같은 의료 분야, 재난 대응 같은 안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위험 환경의 경우 정제된 환경과 달리 지형의 특수성으로 인한 통신 문제, 배터리 소모 문제, 디바이스 설치 문제처럼 추가로 해결해야 할 다양한 사항이 존재한다. 자연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안전 분야의 다양한 IoT 기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물인터넷으로 산림재난 예방·대응한다
2022년 3월 발생한 경북 울진과 삼척 동해안 산불은 1주일 동안 2만 ha 이상의 산림을 태웠다. 최근 산불은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빈도와 규모 면에서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절실한데, 산림재난의 특성상 그러한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산림재난은 대상 범위가 매우 넓어 감시 체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 심지어 대부분의 산림 지역이 전기나 통신 등의 설비요소가 부족해, 산림재난 감시 장비보다 감시 장비의 설치비용이 훨씬 비싼 경우가 많다. 경사가 가파르고 수목이 우거진 지형지물 역시 사람이 접근하거나 설비를 설치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이렇게 복합적인 상황들로 인해 산림재난 감시 체계를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된다는 개념인데, 소형 디바이스들과 이를 위한 경량 무선통신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사물인터넷의 특성은 산림재난 탐지 및 대응에 주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는 저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므로, 배터리로 구동하거나 태양전지 등 다양한 에너지 수집 장치를 활용해 동작시킬 수 있다. 또한 이 디바이스는 온도·습도 및 가스 등 다양한 센서를 장착해 산림 환경 정보를 수집하도록 구성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원거리로 전송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저전력 장거리 통신인 LPWA(Low Power Wide Area) 기술이 주로 활용된다. 이러한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는 설치환경, 수집 데이터 종류, 데이터 수집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형태와 크기로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 산불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배터리로 구동되는 디바이스를 등산로 주변에 설치하거나, 산림에서의 기상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태양광으로 구동되는 센서를 구축할 수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는 드론 기술과 융합하여 더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드론은 사람이 다가가기 힘든 곳에도 접근할 수 있어 신속히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곳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초소형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기술, 즉 초소형 IoT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초소형 IoT 디바이스를 만드는 기술과 이 디바이스를 드론으로 투하하는 기술, 드론의 자동 비행 기술, 여러 곳에 살포된 초소형 디바이스와 연동해 정보를 수집하고 표출하는 서버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초소형 IoT 기술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서 산불이 난 곳에 잔불이 발생하는지를 신속히 판단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실증이 추진됐다. 산불이 발생한 넓은 지역에서 재발화가 일어날지를 판단하고 대응하고자 다수의 초소형 IoT 센서를 드론을 이용해 살포하고 이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한다. 조난자 등이 발생했을 경우 음향을 수집하고 상황을 분석해 조난자를 탐지하기 위한 음향 IoT 디바이스 기술도 개발했다. 드론을 통해 조난자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디바이스들을 일정 간격으로 투하하며 이 디바이스들은 약 일주일 동안 음향을 수집해 전송한다. 야간, 안개 상황 등에서도 음향 탐지가 가능하고 일반 센서에 비해 탐지 거리가 길다는 특징이 있다. 수집된 음향은 AI 서버에서 사람의 음성인지와 구조요청인지를 판별한다.
조난자를 탐지하기 위한 드론 투하형 음향 IoT 기술. ⓒ 한국전자기술연구원
│IoT 기반 자연재해 예방·대응 기술의 미래
사물인터넷 기반 자연재해 예방 및 대응 기술은 크게 디바이스와 응용 소프트웨어로 구분해 발전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디바이스의 경우 더욱 열악한 환경에도 디바이스를 설치해야 하는 수요에 따라 디바이스의 저전력 및 통신 기술의 지속적인 성능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온 디바이스 AI 등을 활용해 디바이스에서 1차적으로 데이터를 판별하고 서버로 송신하는 등의 새로운 기술이 가능해지고 있다.
응용 소프트웨어는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이터 플랫폼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기존에는 수집된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당 결과를 시각화하는 방식의 서비스가 주로 고려됐다면, 근래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여러 가지 AI 및 시뮬레이션과 같은 지능 알고리즘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고, 그 결과물이 가상세계로 표현되어 현실 세계와 실시간 동기화하는 디지털 트윈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AI나 시뮬레이션 같은 지능 알고리즘들이 발전할수록 실시간 현장 데이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 역시 융합 ICT 서비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반 기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대형화되는 자연재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ICT 융합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사물인터넷은 그러한 기술들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서 계속 발전되고 있다.
글_송민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