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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뇌종양 영상의학에 인공지능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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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64 좋아요4 작성일2023-03-17


[전문가칼럼] 뇌종양 영상의학에 인공지능의 적용 

 

의학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의학에서 인공지능은 의사들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질병이나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게 돕고 있다. 2018년 구글의 연구자들이 14만5천명의 망막 이미지를 학습한 딥러닝 모델을 통해 당뇨병을 진단할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나이, 혈압, 흡연 여부까지 추정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의료 영상을 해석하고 복잡한 관계를 학습하여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질환을 발견하거나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심초음파 영상을 학습하여 심장박동의 패턴과 형태를 분석하여 부정맥이나 심부전을 가진 환자를 구분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핵심인 딥러닝은 대량의 데이터를 입력받아 여러 층의 신경망(neural network)을 통해 복잡한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영상의학과 의사가 해당 기술을 활용한 컴퓨터 보조진단 이용 시 진단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검증되며, 이미 많은 의료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뇌종양 영상의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뇌종양 영상의학에서의 영상 기반 진단 및 치료 개선
한편, 뇌종양은 뇌에서 발생하는 악성 또는 양성의 종양으로서, 신경계의 기능을 손상시키거나 압박하여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뇌에서 원발성으로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교모세포종은 중간생존률이 약 15개월, 5년 생존률이 약 10-20% 에 불과한 매우 예후가 나쁜 질환으로, 2005년 테모달이라는 치료제 개발 이후 괄목한만한 치료성적 개선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교모세포종은 종양내 다양성 (intratumoral heterogeneity) 으로 인해 대부분 재발하게 되고 재발시 항암제 내성으로 인해 기존의 치료의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뇌종양의 진단과 치료 평가는 의료영상기기인 자기공명영상(MRI)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매번 침습적인 수술을 통해 치료 반응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추시검사에 있어 비침습적인 (non-invasive) 영상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MRI는 뇌의 구조와 기능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종양의 위치와 크기, 형태, 조직학적 특징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뇌교종의 관류 강조 MRI영상을 이용한 순환 신경망 기반의 IDH 변이 예측 모델의 모식도


뇌교종의 관류 강조 MRI영상을 이용한 순환 신경망 기반의 IDH 변이 예측 모델의 모식도

이러한 MRI 를 이용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AI) 는 뇌종양 영상의학에서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가진다. 우선, 종양 부위를 정확하게 영역별로 구획화(segmentation)하고 유전학적 분류(classification)을 할 수 있어 진단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향상시킨다. 특히 IDH라는 유전자 변이의 경우 뇌교종의 예후에 가장 중요한 변이로,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침습적인 조직검사나 수술을 해야 한다. 이는 뇌심부에 종양이 있는 경우나 고령 환자들에게 부담스럽다. 따라서 이를 비침습적으로 수술전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의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된다. 최근 딥러닝 기반 AI는 수술전 MRI 영상만으로 IDH 변이의 예측에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즉, 뇌종양의 생물학적 특성(biomarker)나 유전자 변이(genetic mutation) 등을 예측할 수 있어 치료 방법 및 예후 예측에 도움이 된다. 또한 영상 데이터 외에도 환자의 나이, 성별, 기능 및 분자유전학적 변이 등 다른 임상 정보들과 결합하여 종합적이고 보다 정확한 예후 예측 결과를 제공하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즉, 유전자 변이나 표현형 데이터 (phenotype)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개인 맞춤형 암 치료를 제안할 수 있는 정밀 의학 (precision medicine) 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종양을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항암면역치료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일부 교모세포종 환자들에게서도 기존의 검증된 치료제인 테모달 또는 아바스틴과 병용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종양내 다양성 (intratumoral heterogeneity) 으로 인해 종양 미세환경 (tumor microenvironment) 은 면역 억제적인 환경이 되어 면역치료의 효과를 저해함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종양 미세환경에 대해 MRI 와 더불어 고해상도로 조직을 평가할 수 있는 디지털 병리 슬라이드 이미지의 딥러닝 기반 분석을 통해 새로운 영상 바이오마커들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는 종전의 가설 주도 (hypothesis-driven) 기반이 아닌 데이터 주도 (data-driven) 기반의 새로운 치료 전략 발굴로 이어질 수 있다.



뇌종양 영상의학에서의 MRI 영상 개선
한편, 딥러닝 기반 AI 는 뇌종양의 영상진단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 분석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종류의 MRI 의 잡음제거 (denoising), 시공간적 고해상화 (spatio-temporal super-resolution) 나아가 획득시간 단축을 통해 환자들이 같은 시간에 보다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반응 평가를 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GE, 필립스, 지멘스 등의 MRI 회사들에서도 AI 기반의 MRI 획득 기술을 통해 이전보다 검사 시간을 2배 이상 단축시킨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확산 강조 영상 (diffusion weighted imaging) 과 동적 조영 증강 (dynamic contrast enhancement) MRI 의 화질 개선을 통해 종양의 세포 밀도나 관류 (perfusion)를 비침습적으로 보다 정교하게 평가 가능해지고, 이는 치료 반응 평가의 정확도 개선과 나아가 면역치료 반응성 예측도 연구할 수 있다. 



앞으로 의사과학자의 역할
요약하면 인공지능은 뇌종양 영상의학에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를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들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다. 앞으로 의사과학자들은 의료영상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며,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등 다양한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딥러닝 기반의 AI는 의료영상 외에도 유전 정보 분석(genomic analysis), 임상시험(clinical trial), 약물 개발(drug discovery) 등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의사과학자들은 이러한 연구들을 통합하고, 의료와 과학 기술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들의 성과들이 합쳐질 때 실제 임상 현장에서 뇌종양 환자들의 치료 성적이 개선되는 날도 더 앞당겨지리라 기대해 본다. 궁극적으로 가장 치료가 어려운 교모세포종이라는 암종의 정복을 통해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_최규성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