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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뇌 속의 칩으로 디지털 세상과 연결하다

#BCI#뇌-컴퓨터인터페이스#여성과학인

조회수 443 좋아요1 작성일2024-10-02

 

 


 

 

 

뇌 속의 칩으로 디지털 세상과 연결하다

 

 

(출처: 뉴럴링크)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프로젝트’가 업계의 화제를 끌고 있다. 뉴럴링크는 지난 8월 2일(현지시각) 두 번째 환자를 대상으로 뇌 이식 칩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월 첫 시술에 성공한 지 6개월 만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는 행동이나 말과 관련한 뇌 신호를 해석해 로봇 등의 기계를 작동시키거나 음성이나 문자로 전환해 줌으로써 사지 마비 환자나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는 장치를 말한다. 

 

현재 뉴럴링크에서 개발한 침습형 칩 ‘텔레파시’는 지름 23mm, 높이 8mm의 둥근 판에 얇은 실 64개를 부착하는 형태다. 각 실에는 16개의 전극이 포함되어 있어 총 1,024개의 전극이 뇌 신호를 읽을 수 있다. 이 칩은 주로 대뇌의 운동 피질 영역에 삽입돼 칩이 읽은 신호는 무선으로 뉴럴링크 앱으로 전송된다. 이후 컴퓨터가 이 신호를 해석해 커서 움직임이나 마우스 클릭과 같은 동작으로 변환한다.

 

지난 1월 말 처음으로 뇌 이식 칩 시술을 받은 환자 놀런드 아르보는 뇌파만을 통해 컴퓨터 마우스를 조작해 온라인 체스 게임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아르보는 머스크와 함께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1월에 칩을 이식받기 전에는 입에 막대기를 물고 태블릿 기기 화면을 두드려 컴퓨터를 사용했으나 뇌 임플란트 덕분에 어느 정도 독립성을 확보했고 간병인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BCI와 뇌파 분석 기술의 진화

 

BCI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페이스라는 의미로, 여기서 인터페이스는 사물과 사물이라는 두 시스템 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를 뜻한다. BCI는 뇌파를 신호화하고 분석하여 입출력 장치에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혁신성으로 인해 일찍이 197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초기 목적은 신체가 불편한 환자의 재활과 가전제품의 성능 향상이었다. 현재는 뇌와 다른 장치를 연결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고, 인간의 사고, 의식, 기억 등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응용 범위가 넓은 기술로 평가받는다. 

 

BCI가 어떤 과정을 거쳐 뇌파를 활용하는지 살펴보면, 가장 첫 단계는 신호 측정이다. 머리에 부착되거나 뇌 속에 삽입된 전극을 통해 뇌파를 측정하는데, 컴퓨터가 뇌파를 처리할 수 있도록 뇌파 측정 기기에서 나오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다음으로는 수집한 뇌파 데이터를 가공하는 전처리와 형태 추출의 과정이 있다. ‘전처리’란 필터를 사용해 수집한 뇌파의 잡신호를 제거하고, 분석에 필요한 신호를 분리한 다음 미약한 뇌파 신호를 증폭하여 분석하기 좋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다. ‘형태 추출’은 이렇게 수집한 뇌파 데이터에서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들을 구분하여 신호의 인식률을 높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가공된 뇌파는 알고리즘을 통해 샘플들과 비교ㆍ분석하는데, 분석한 뇌파 정보를 단말기(컴퓨터,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에 명령을 내리는 등 실생활에 응용하는 단계로 마무리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열쇠

 

인간의 뇌는 약 86억 개의 뉴런(신경 세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뉴런은 다른 뉴런과 연결된 시냅스를 통해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복잡한 정보 처리와 기억 형성이 이루어진다.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를 넘나들며 신호를 전달하고, 그 결과로 신경 회로가 활성화되거나 억제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뉴런의 기능은 점차 저하되면서 다양한 신경 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뇌의 기억 형성과 관련된 해마(hippocampus) 영역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으로 인해 뉴런이 손상된다. 이런 병리적 변화는 뉴런 간의 시냅스 연결을 방해하고, 기억력 감퇴와 인지 능력 저하 등 퇴행성 뇌 질환으로 이어진다. 

 

현재 이를 치료하거나 늦추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3월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 연구팀이 BCI 형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기존의 딱딱한 금속 소재 대신 부드럽고 얇은 전자회로를 사용해 뇌파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33주 이상 신경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면서 "이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뇌전증 등 다양한 뇌질환 환자 및 일반 사용자에게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5월 25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연구진은 40살 네덜란드 남성 오스캄의 뇌와 척수 사이 신경을 잇는 ‘무선 디지털 브리지’(wireless digital bridge)를 개발해 실험한 결과, 이 남성이 다시 스스로 서고 걸을 수 있게 됐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가 있다. ‘무선 디지털 브리지’는 휴대용 기기가 뇌에 심은 전극에서 운동 신호를 포착하고 이 신호를 무선으로 척수에 심은 전극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걷겠다고 생각하면 뇌와 척수에 심은 전극이 컴퓨터의 중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다리를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오스캄이 신경 재활도 병행한 덕분에 이제는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뇌-척수 인터페이스 기술이 신경을 일부 복구하는 데도 기여한 셈이다.

 

 

 

뇌와 컴퓨터의 만남, BCI의 가능성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를 비롯한 침습형 BCI 기술을 신경 질환 환자에게 도입하는 임상 사례가 늘고 있다. 영국 런던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은 지난해 10월 뇌전증 환자의 머리뼈에 신경 자극 장치를 고정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7월 23일(현지시각) BBC의 보도에 따르면 수술 후 이 환자의 발작 빈도가 치료 이전보다 약 80%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으며, 이는 소아 희귀 뇌전증 환자에게 BCI 기술을 적용한 첫 성공 사례다.

 

또 다른 사례로 루게릭병(ALS) 환자를 대상으로 한 BCI 연구가 큰 주목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신경외과 의사 데이비드 브랜드만 교수 연구팀은 입 주변 근육을 제어할 수 없는 40대 루게릭병 환자에게 BCI 장치를 이식했다. 환자는 몇 분 내에 자신의 의도를 컴퓨터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브랜드만 교수는 "안면 마비가 일어난 환자가 친구, 가족, 간병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실험에 사용된 장치는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정확한 '언어 신경 보형물'이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올해 8월14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됐다.

 

BCI 기술은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기능적 편의성 및 확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BMI(Brain Machine Interfaces, 뇌기계접속) 시장은 올해부터 연평균 약 17%씩 성장해 2030년경 약 3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BMI 시장은 기술 방식에 따라 비침습형 및 부분침습형, 침습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비침습형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전체 BMI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미국 ‘나투스 메디칼’(Natus Medical)이나 호주 ‘구거 테크놀로지’(Guger Technology) 등이 출시한 뇌파 측정장치 등의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심경석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는 BCI가 외부 컴퓨터와 연결된 복잡한 시스템 형태지만, 미래에는 인체 내에 완전히 삽입되거나 부착되는 형태로 진화해 다양한 뇌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라며 동시에 “다만 BCI 기술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윤리성 및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하다”는 우려도 표했다.

 

[참고기사]

https://www.4th.kr/news/articleView.html?idxno=2058873

https://www.hani.co.kr/arti/science/technology/1152410.html

https://news.lginnotek.com/1375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93239.html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6989

https://m.edaily.co.kr/News/Read?newsId=01331686638950256&mediaCodeNo=257